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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만 5명 배출한 퀴리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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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만 5명 배출한 퀴리 가문
 
부산 태생 미국인 화학상 받아…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8월 한국서 시상식
 
 
필자가 근무하는 포항공대에는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역사상 최고의 업적을 남긴 과학기술인 4명의 동상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빈 좌대 2개가 더 있는데, 곧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위해 마련된 것이다. 한국이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피겨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해 심지어 올림픽 2연패를 이룩한 선수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과학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명단에는 한국 사람이 아직 없다.


국가별 수상자 집계 기준 모호
물론 여기에서 한국 사람이라는 기준이 모호하기는 하다. 만약 한국 사람이 이민 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후 노벨상을 수상했다면 이 학자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위한 빈 좌대를 차지할 수 있을까. 공식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는 국가별 메달 순위를 집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론 등에서 다양하게 집계한 메달 순위에서는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한국 출신의 안현수 선수가 획득한 메달은 러시아의 성적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과학자로 알려져 있는 아인슈타인 역시 유대인이지만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스위스·오스트리아의 국적을 가졌던 적도 있고 마지막에는 미국 시민권을 가졌었다. 학교는 주로 독일에서 다녔으며 학위는 스위스에서 받았다. 그리고 노벨상을 받을 당시는 독일 국적을 가지고 독일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면 노벨상 국가별 순위표를 만든다면 아인슈타인의 노벨상은 어느 나라의 성과로 계산돼야 할까.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노벨상 수상자의 출생 국가와 수상 당시의 소속 기관, 국가 등의 정보를 모두 제공해 다양한 순위표 작성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한국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실적이 있는 국가로 분류되는데, 대한제국 시절 부산에서 태어난 미국인이 198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역사이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잠시 한국에 머무르면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일본인 중에서도 노벨상을 탄 사람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노벨과학상은 물리·화학·생리의학상만 있기 때문에 제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이룩했다고 하더라도 수학자는 노벨상을 탈 수 없다. 다만 수학 분야에는 노벨상 대신 ‘필즈상’이라는 것이 있어 매 4년마다 열리는 국제수학자대회에서 만 40세 이하의 우수한 수학자들을 시상하고 있다. 마치 올림픽처럼 4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어쩌면 노벨상보다 더 흥미진진하며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만 40세를 넘어버리면 수상자가 되지 못하는 제약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모으곤 한다. 사실 상금 수준으로만 본다면 필즈상을 뛰어넘는 상도 존재한다. 하지만 평생의 업적을 따져 수상자를 정하기보다 젊은 학자가 앞으로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아 수상하게 된다는 면에서 수상자가 갖게 될 명예와 기회가 훨씬 크다고 생각하면 필즈상이 갖는 권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원칙이 있는데, 사후에는 노벨상을 수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벨상을 타기 위해 가장 어려운 일은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수상자로 선정될 때까지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하는 것이라는 농담도 있다. 다만 생전에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수여식 당일 불행히도 세상을 떠난 상황이라면, 사후에도 상을 받을 수 있다. 즉 일단 수상자가 결정되고 나면 번복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보면 될 것이다. 이는 문학상과 평화상에서 사례가 있었고 얼마 전 2011년에는 생리의학상에서도 사후 수상자가 나왔었다.

그렇다면 그동안 노벨상 수상을 거부한 경우도 있을까. 놀랍게도 몇 차례 수상을 거부한 일이 있었는데, 노벨문학상과 평화상 수상자 중 일부가 개인의 신념이나 정치적인 상황 등을 이유로 수상자 스스로 노벨상을 거부했다. 하지만 정부의 압력에 의해 수상을 거부한 과학자도 있었다. 독일의 정치범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 것에 격분한 히틀러가 독일인들의 노벨상 수상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려 3명의 독일 과학자가 화학상과 생리의학상의 수상을 강제로 거부당했다. 최근에도 정치범들에게 노벨평화상이 수여되면 해당 국가가 크게 반발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또다시 정치적인 압력에 의해 노벨상 수상 거부 사례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필즈상 여성 수상자 나올까
한편 퀴리 부인은 노벨상을 두 번 받은 과학자로 유명한데,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차례로 받았다. 특히 물리학상은 남편과 함께 공동 수상했다. 사실 퀴리 부인이 수행한 방사능 연구는 그 연구 가치가 너무나도 높았기 때문에 연구 초기부터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지금도 노벨상 수상자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자격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데, 당시 방사능 연구자를 노벨상 수상자 후보로 추천한 기관은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였다. 그런데 과학아카데미가 처음 추천한 명단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퀴리 부인이 제외돼 있었다.

당시 퀴리 부인을 빼고 추천됐던 학자 중 한 명이 바로 퀴리 부인의 남편이었는데, 부인이 후보 추천에서 빠졌다는 사실을 알고 노벨상 선정위원회에 연구 과정에서의 부인의 공로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우여곡절 끝에 부부가 공동 수상하게 됐다. 이후 남편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퀴리 부인은 계속 연구를 이어나가 화학상까지 거머쥐며 최초로 두 개의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퀴리 부인의 큰딸 역시 20여 년 이후 남편과 공동으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했으며 둘째 사위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로써 퀴리 가문은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집안이 되기도 했지만, 혹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을 받으며 역시 범상치 않은 삶을 살았지만 노벨상을 받지 못한 퀴리 부인의 둘째 딸에 대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2007년 10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둘째 딸 이브 퀴리는 이에 대해 ‘부모·형부·언니·남편이 모두 5개의 노벨상을 탔는데, 유일하게 나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농담을 자주 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는 캠퍼스 곳곳에 노벨상 수상자들만을 위한 전용 주차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수상자를 위한 예우임과 동시에 교수 중 2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는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노벨에 의해 제정된 노벨상은 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여러 이야깃거리를 남겨주고 있다.

시상식보다 앞서 수상자가 발표되고 노벨의 사망일에 맞춰 거행되는 노벨상 시상식과 달리 필즈상은 국제수학자대회에서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이 동시에 이뤄진다. 국제수학자대회는 이미 12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학술대회다. 바로 올해가 4년 만에 돌아온 국제수학자대회가 열리는 해인데, 오는 8월 한국에서 개최된다. 항상 개최국의 국가원수가 필즈상을 시상하는 전통에 따라 이번 국제수학자대회에서는 한국 대통령이 시상자로 나서는데, 만약 이번에 여성 필즈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시상자와 수상자가 모두 여성인 진기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과연 우리가 이런 역사의 현장을 함께할 수 있을지 8월 국제수학자대회의 필즈상 시상식이 사뭇 기대된다.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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