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총재님,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님

귀빈 여러분

신사 숙녀 여러분

그리고 오늘 수상자이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님!


오늘 이 자리에서 축사를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저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모든 업적을 설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의 업적은 이미 여러분들 앞에 놓여있는 책자 안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책자에는 나와 있지 않은, 유엔 총장 재직 시절 제가 그와 교류했던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기후위기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을 때 제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기문 사무총장님을 많이 괴롭혔습니다. 반 총장께서는 코펜하겐 회담 직전, 주로 선진국에서 온 26명의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저녁 만찬에 저를 초대하셨습니다. 아마도 그간 제가 기후 변화의 위기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을 많이 해 왔기 때문에, 제가 미국이나 중국같이 강대국 정상 사이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보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초대하신 것 같았습니다.


만찬에서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반 사무총장님은 제가 발언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저는 용기를 내어 쪽지에 “몇 마디 해도 되나요?” 적었고, 짧은 발언을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반 사무총장님은 유엔 총회에 참석은 하나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나라들로부터 오는 메시지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신 것 같습니다.


저는 벅찬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반 사무총장님이야말로 처음으로 제가 하는 말을 마음을 다해 들어준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2011년 제 조국인 카리바시를 방문하시기까지 제 얘기를 들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의 키리바시 방문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상습 수해 지역을 방문하셨습니다. 그는 홍수가 날 때마다, 폭풍우가 있을 때마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나셨습니다. 그날 저는 반 총장께 무엇을 느끼셨는지 물었고, 이에 대한 그의 답을 저는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그는 “대통령님, 저는 당신이 매년 유엔 총회에서 한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저는 지금 이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느끼고 있고 또 약속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그리고 그는 해냈습니다. 그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는 제가 늘 인류의 가장 큰 도전이라고 여겼던 기후 변화 문제를 유엔 의제 중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업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의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절의 업적인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설립에 대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여기 한국에는 개발도상국의 녹색 성장을 위해 설립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있습니다. 2016년 태평양에서의 회담으로 국제사회에서 해양의 중요성이 강화되었습니다. 태평양의 우리 군도(群島)들은 망망대해에 점과 같은 작은 섬입니다. 반 전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에 성공하였고, 그 결과 현재는 해양이 국제 아젠다 중 핵심이자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저는 두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강대국 지도자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며, 동시에 약소국의 지도자들과 교류하는 데에도 매우 큰 공감력을 발휘합니다. 저는 그가 해왔던 지속가능한발전 아젠다, 여성 인권에 대한 초점,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지켜보며 그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도주의자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그들의 짐을 나눠 짊어졌습니다.


친애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많은 분들이 제게 연설 준비는 잘 되었냐고 묻더군요. 저는 “아닙니다. 저는 준비된 연설을 읽고 싶지 않습니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반 전 사무총장도 말했듯 그는 많은 이들이 꺼려하는 일을 앞서서 할 용기를 가진 사람입니다. 국제토론에 있어 시민사회의 참여, 민간의 참여, 정부 외 인사들의 참여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임기 중 시작한 것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이 기회를 빌려 저의 축하, 여기 모인 우리 모두의 축하, 그리고 우리 국민, 취약계층, 그리고 반기문 사무총장으로 인해 혜택을 봤고 또 앞으로 볼 모든 이들의 축하를 전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그는 그에게 부여된 이 영광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반 총장님,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