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평화상은 전세계 전방위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와 복지에 크게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수상한다. 전 인류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가난·질병·교육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쓰는 ‘인권존중’과 사람·종교·국가 간 갈등을 평화적으로 극복하는 ‘갈등화합’, 자연생태와 인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기후변화·생물다양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태보전’ 등 21세기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현하는 세가지 어젠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상은 생전 인종·종교·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 평화 실현에 힘써온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의 사상과 비전을 계승하기 위해 한학자 총재의 제안으로 2014년 제정됐다. 수상자는 격년 주기로 선정되고 100만 달러(약 11억원) 상당의 상금과 메달을 받는다.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좌) 인도의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
2015년 8월 선정된 제 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는 아노테 통 전 키리바시 대통령과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 박사였다. 수상 당시 현직이었던 통 전 대통령은 전세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결책 모색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6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온전히 보존된 산호수역인 피닉스제도를 보호하고자 국제보존협회(CI)에서 ‘피닉스제도 보호구역(PIPA)’을 설정하는 등 해양 보호활동에도 적극 앞장섰다. 또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떠나는 자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피지의 토지를 매입하는 등 이주지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굽타 박사는 어종개량을 통해 물고기 생산량을 늘리고 동남아시아 빈민의 기아 및 영양실조 해결을 위해 양식기술을 보급하는 등 인류 식량문제 위기 해법을 제시해 상을 받았다.

글로벌 난민 위기에 주목한 2017년 제 2회 선학평화상의 수상자는 이탈리아의 지노 스트라다 박사와 아프가니스탄의 사키나 야쿠비 박사다. 외과의사인 스트라다 박사는 1994년 난민과 전쟁 희생자에게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 긴급의료구호 단체인 ‘이머전시’를 설립해 800만명 이상의 생명을 살렸다. 그는 또 이라크 전쟁에 이탈리아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반전 및 대인지뢰 생산금지’ 운동을 펼쳐 국제사회에 반전의식을 일깨웠다. ‘아프가니스탄 교육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야쿠비 박사는 수십년간 전쟁으로 교육 과 보건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조국 난민촌에서 학교를 설립하고 교사를 양성해 1300만명이 넘는 여성과 어린이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을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탈레반 정권의 여성학교금지 정책에도 불구, 자신의 목숨을 걸고 80여개의 비밀학교를 운영해 3000명이 넘는 소녀를 교육하는 등 여성의 인권과 지위향상에도 기여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