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곳에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아프리카 식량혁명을 위해 반평생을 바쳐 온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의 지론이다. 굶주림은 분쟁·전쟁과 함께 따라다니며, 이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 존재는 여성과 아이들이라는 이유에서다. 선학평화상 상금 50만달러 전액을 기아퇴치운동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그는 9일 인터뷰에서 “세계 8억5000만명 이상이 아직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류가 배고픔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9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아킨우미 아데시나 박사가 수상 연설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수상 소감은.
“제 30년간 공직생활을 선학평화상위원회가 평가해 줘 감사드린다. 아프리카뿐 아니라 수억명의 인구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온 인류가 배고픔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길 바란다.”
―농업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
“사람은 세끼 밥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다. 농업의 발전 없이는 수억 인구의 굶주림, 영양결핍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관련된 일을 계속해 오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취임 후 ‘원조’가 아닌 ‘투자’를 강조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에는 자연자원이 사실상 무한하고 많은 젊은이가 있다. 이를 잘 결합하면 아프리카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력 인프라, 가스, 수자원 개발 등 많은 분야에서 투자를 받아 아프리카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특히 많은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에 투자해 가치 있는 일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내총생산(GDP)이나 과학기술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룬 한국은 세계의 모델이다. 한국과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의 젊은이들, 기술자를 연결하고 미래의 빌 게이츠들을 양성하고 싶다. 부산시와 함께 튀니지에 드론 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논의도 진행했다. 드론을 띄워 광활한 농장을 모니터링·관리하는 개념인데, 한국의 4차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농업을 아프리카에 적용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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