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는 폭력적인 관습인 여성 할례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말리아 유목민 출신으로 어린 소녀들에게 강제로 행해지는 할례를 전세계에 고발한 주인공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세계적인 패션 모델이자 인권운동가인 와리스 디리 씨를 양효경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신디 크로포드와 함께 90년대를 대표하는 수퍼 모델이자, 수억 명 아프리카 소녀들의 생명을 구한 인권운동가인 '와리스 디리'.
그의 인사는 따뜻하고 힘이 넘쳤습니다.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12살 때, 자신을 60대 노인에게 팔아버린 아버지를 피해 도망쳤습니다.
친척을 따라 런던에 온 그는 우연히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톱모델이 됐습니다.
[와리스 디리/인권운동가]
"그런 멋진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에 깊이 감사합니다."
인기 절정이던 1997년, 그는 자신이 5살 때 당했던 할례의 폭력성을 전세계에 알렸습니다.
[와리스 디리/인권운동가]
"어느 누구도 그 관습에 대해 싸우려 하지 않았어요. 여성 할례는 중대 범죄라는 걸 전 세계가 알아야 합니다."
여성 성기 일부를 잘라내고 봉합하는 할례는 순결의 징표로 강요돼왔습니다.
마취도 없이 비위생적으로 이뤄져 수많은 소녀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와리스의 언니 2명도 숨졌습니다.
[와리스 디리/인권운동가]
"수많은 소녀들이 감염이나 과다출혈,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정말 공포스럽고 끔찍한 광기예요."
여성 할례는 세계적인 이슈로 공론화됐고, 이를 금지하는 국제법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프리카와 중동 등 30개국에서 2억 명의 여성이 할례를 당하고 있습니다.
그는 소말리아어로 '사막의 꽃'을 뜻하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할례 여성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의료센터를 설립하고, 소녀들의 교육을 위한 학교도 만들었습니다.
선학평화상 수상을 위해 한국에 온 그는 한국에도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와리스 디리/인권운동가]
"가정 폭력도 있나요? 전세계 모든 남성들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아버지예요. 어머니도 있고요. 아이와 여성을 학대하는 남성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MBC뉴스 양효경입니다.
[기사링크: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157032_246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