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선학평화상을 받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이 상을 영예롭게 만드신 훌륭한 역대 수상자들의 전철을 밟게 되어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저는 이 상을 겸허히 받고자 합니다. 이 상은 정말로 지원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유엔이 훨씬 더 나은,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기를 바라면서 전 세계 많은 사람을 대신해 선학평화상재단이 주는 매우 명예롭고 특별한 평화상입니다. 이 영예를 혼자만 받게 되어 참으로 겸허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특별히 한학자 총재님께 이 공로를 돌리고 싶습니다. 한 총재님은 오랫동안 세계평화, 세계시민권, 지속가능한 개발 이슈를 지지하는 노력을 해오셨고, 높은 선견지명으로 이 상을 후원하고 계십니다.


또한, 이 기회를 빌려 선학평화상재단의 인상적인 업적과 미래지향적인 비전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선학평화상재단은 세계평화와 지속가능한 세계를 향한 길에 꼭 필요한 이해와 협력, 관용을 넓히는 업적을 세우고 있습니다. 평화, 인간개발, 공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확고히 믿고 있는 선구적인 사람들의 이상(理想)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선학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세계는 변화하고 있고 이는 지정학적, 경제 질서에 새로운 도전과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다자협력은 점점 더 회의적으로 여겨집니다. 유엔이 상징하는 다자협력은 오늘날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다자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의 기본적인 틀이었으며, 오늘날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들은 다자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보호 무역주의, 일방주의, 개인주의, 고립주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유엔과 다자주의의 지도원칙을 계승해야 하는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크게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동시에 기후위기로 인해 산불이 타오르고, 기온과 해수면이 높아지며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정성과 쇠퇴하는 국제주의의 배경 아래에서, 우리가 함께 일해야 합니다. 아무리 지략이 풍부하고, 힘이 세더라도 한 국가나 개인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들입니다. 우리는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것이 유엔 사무총장 퇴임 이후 저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메시지였습니다. 저는 평화를 사랑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여러분께 깊은 영광과 용기를 얻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 10년 동안 파트너십의 힘을 활용하고, 세계시민 의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수없이 많은 세계 지도자, 기업 지도자, 시민 사회 지도자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세계시민권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비전을 가진 지도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는 젊은이들, 젊은 세대와 여성을  글로벌 비전을 가진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의 간절한 희망입니다.


저는 사무총장 재임 기간동안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우선 과제로 정했습니다. 바로 ‘기후위기’와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입니다. 우리가 유엔의 개발과 기후에 관한 약속을 이행하려면 비영리단체,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자선가,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포함한 세계적인 파트너십이 필요합니다.


2015년 9월 25일, 전 세계 지도자들은 유엔 총회에 모여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채택함으로써 2030년 말까지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 죽는 사람,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을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이것은 세계 지도자들의 약속입니다.

이것은 유엔의 약속입니다.


특히 청년들은 SDG 달성, 기후 변화 대응, 평화 구축 및 갈등 해결과 같은 세계의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전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유엔에서 은퇴한 후에도 인권 증진, 시민 사회의 참여, 기후 변화 및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와 같은 것에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저는 2년 전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반기문 세계시민센터’를 발족하고, 서울에서는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보다 나은 미래를 누릴 수 있도록 함께 일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2030년까지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인류와 지구의 미래 생존에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정한 평화, 화합 그리고 사람들 간의 화해를 빛내기 위해 함께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평화일까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말이 생각납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제가 생각하는 평화는 순수한 평화, 지구상의 삶을 살만한 보람이 있게 해주는 평화, 세계의 인류와 국가들이 성장하고, 또 그 후손들이 더 좋은 삶을 바라고 건설할 수 있게 해줄 평화, 우리 시대의 평화만이 아니라 모든 시대를 위한 평화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020년을 맞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지속가능성, 평화, 번영에 기반을 둔 공동의 운명을 공유할 것입니다. 모든 세계 시민들의 공통된 운명을 실현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자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적 의무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여러분들을 위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쪽에 걸린 제 사진을 봐주십시오. 저는 오늘 사진 속 넥타이와 같은 것을 매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제가 오늘 평화상을 받는 것을 알고 골라주었습니다. 이 넥타이는 유엔의 상징입니다. 저는 매해 9월 21일 ‘유엔 국제평화의 날’에 이 넥타이를 매왔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 모두 함께 이 세상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