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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라는 거짓말
그린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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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위장환경주의를 일컫는 말
(이미지 출처 세계경제포럼)
피톤치드 방향제, 유기농 치약, All Natural 샴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환경 제품들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천연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거나 극히 일부만 해당성분이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소비자를 기만하는 그린워싱입니다.
기후변화와 친환경이 강조될수록 더 자주 들리는 이 말, 그린워싱. 그린워싱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린워싱(Green Washing)은 위장환경주의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린워싱은 본질적인 문제를 가리기 위해 덧칠을 한다는 의미인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범죄 또는 불쾌한 사실을 숨기는 현상)’이라는 개념에 환경을 의미하는 ‘그린(Green)’이 결합된 합성어로, 상품이나 서비스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과장 또는 허위로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해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즉, ‘친환경인 척’한다는 것입니다.
그린워싱이라는 용어는 1986년 미국의 환경운동가 제이웨스터벨트(Jay Westerveld)가 피지여행 에세이에서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그가 방문한 피지의 리조트는 바다와 산호초 보호를 위해 고객에게 수건을 재사용해달라고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리조트는 환경보호와는 거리가 먼 새로운 방갈로들을 짓고 있었으며, 수건재사용 또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탁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게되어 ‘그린워싱’이라는 용어를 쓰게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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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환경인식 ↑
기업의 그린워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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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왜 그린워싱을 할까요? 잘 보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유관기관, 협력업체 및 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싶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경제적 이익 증대와 연결되니까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면서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주류로 부상하고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친환경’은 이제 기업의 생존과도 같은 이슈가 되었습니다.
http://www.sunhakpeaceprize.org/kr/news/issue.php?bgu=view&idx=521
(선학평화상의 ESG 관련 글 바로가기)
● 한국, 소비자 1/3 ‘제품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고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KB트렌드 보고서: ESG와 친환경 소비행동’ 리포트(2021년 9월 발간)에 따르면 대한민국 소비자의 3분의 1은 ‘제품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친환경 제품이 10%정도 비싸더라도 구매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https://www.kbfg.com/kbresearch/report/reportView.do?reportId=2000182
(보고서 바로가기)
● 영국, 온라인 소비자 31% ‘친환경’ 브랜드 선호
최근 포브스지 보도에 따르면, 영국 온라인 쇼핑객의 31%가 ‘친환경’으로 인식되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37%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영국 내에서 주문하려 한다고 합니다.(2021년 7월 포브스지 보도)
(기사원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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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친환경인
그린워싱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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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 플라스틱으로 만든 ‘페이퍼보틀’
2021년 4월 BBC는 한국의 유명 화장품 회사가 내놓은 ‘페이퍼보틀’ 논란을 보도했습니다. 업체는 화장품을 담는 내부는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겉면은 종이라벨로 감싸서 출시하며 제품엔 기존제품대비 51.8% 플라스틱을 절감해서 만들었다는 설명과 분리배출방법을 안내했습니다.
하지만 페이퍼보틀 겉면에 ‘HELLO, I’M PAPER BOTTLE’이라고 크게 표기함으로써 언뜻 소비자들이 전체를 종이로 만든 용기라고 착각하게끔 만들었다는 점이 그린워싱논란과 불매운동을 불렀습니다. 이에 회사는 “보다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해드리지 못하고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페이스북)
▲ 국가 : 사우디가 500억 그루를?
국가도 그린워싱 비판을 받습니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3월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500억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물부족 국가인 사우디가 세계 최대의 재식림(reforestation) 계획을 발표하면서 세부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러자 “강이 하나도 없는데 수백억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건 그린워싱 농담”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https://www.eco-business.com/news/11-brands-called-out-for-greenwashing-in-2021/
(보다 상세한 그린워싱 사례 참고)
▲ NGO : 플라스틱 회사의 지원을 받는 환경 단체
싱가폴 비영리단체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끝내기 위한 협의체(Allliance to End Plastic Waste, AEPW)는 15억 달러를 플라스틱 폐기물 청소에 지출했다고 알렸습니다.
하지만 2021년 1월 로이터 취재결과 이 단체는 그린워싱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단체는 석유회사 로얄더치셀, 엑손모빌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 회사들이 플라스틱 생산을 극적으로 늘릴 계획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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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그린워싱 판별법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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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린워싱을 판별할 수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기준은 2010년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기업인 테라초이스(Terra Choice)가 세운 일곱 가지 기준입니다.
테라초이스는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의 대형유통업체에 그린워싱 조사팀을 파견해 총 4,705개 상품군 10,419개 제품의 친환경과 관련된 품질 조사를 시행하였는데요.
조사 결과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친환경성을 증빙할 수 있는 증거를 내놓지 못했으며, 오히려 비환경성 효과를 감추기 위해 애매모호한 문구, 부적절한 인증라벨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적으로 2007년의 경우 98%, 2009년의 경우 95%의 제품에서 적어도 하나 이상의 그린워싱 사례가 나타남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기만하기 위해 ‘환경팔이’를 하고 있다는 농담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기업이 발표한 ‘그린워싱의 일곱가지 죄악들’ 보고서를 함께 살펴볼까요?
http://faculty.wwu.edu/dunnc3/rprnts.TheSinsofGreenwashing2010.pdf
(보고서 원문 바로가기)
1. 상충효과 감추기(Hidden Trade-Off)
상품의 친환경적인 일부 속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체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공개하지 않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재생종이를 사용하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재생종이 제조과정에서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염소표백 공정이 진행됨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증거불충분(No Proof)
상품이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보 또는 증거를 찾을 수 없거나 부족한 유형입니다. 즉, 광고에서는 친환경 제품임을 강조하지만 친환경 인증라벨이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입니다.
3. 애매모호한 주장(Vagueness)
상품의 친환경성을 광고하는 문구가 광범위하여 판단하기 애매모호한 유형입이다. 예를 들어, 상품에 다른 부연 설명 없이 '화학성분이 없는', ‘무독성’ 등의 접두어를 사용하여 소비자에게 오해를 야기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천연’(all-natural)이라는 용어가 대표적인데요, 비소, 수은,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독물질도 자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4. 관련성 없는 주장(Irrelevance)
사실이지만 소비자에게 중요하지 않거나 도움이 되지 않는 환경적 주장을 펴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CFC(오존층을 파괴하는 화학물질)는 당연히 사용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CFC-free’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한 교묘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경우입니다.
5. 유해상품 정당화(Lesser of Two Evils)
상품의 일정 부분에 친환경적인 요소가 포함된 것은 맞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해로운 제품으로, 제품의 본질적인 측면을 덮어버리기 위해 유해상품을 정당화 시키는 유형입이다. 예를 들면 ‘친환경 살충제’처럼 친환경이라는 단어로 인해 살충제라는 단어의 해악성을 은폐하거나 축소하여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경우입이다. 유기농담배, 연비 좋은 SUV 등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6. 거짓말(Sin of Fibbing)
말 그대로 거짓광고입니다. 상품의 성분을 속이거나 공인되지 않은 자체 환경 인증마크나 슬로건을 제품 광고나 홍보에 활용하여 마치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받은 것처럼 선전하는 유형입니다.
7. 허위라벨(Worshiping False Labels)
가짜라벨을 붙여 제3자가 보증해준다는 인상을 주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민간이 운용하는 허술한 기관에서 친환경 제품 표준 기준을 인정받고, 마치 국제 표준이나 법정 기준을 준수하여 인정받은 것처럼 위장하여 호도하는 경우입니다.
▲ 한편 지난 2021년 세계경제포럼에서도 그린워싱의 두가지 유형을 설명했습니다
1. 선택적 공개(Selective disclosure)
제품의 부정적인 면을 숨기고 환경적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광고하는 행위. 앞에 언급한 테라초이스의 일곱가지 기준 중 상충효과감추기와 같습니다.
2. 상징적 행동(Symbolic actions)
의미있는 조치 없이 사소한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는 주장. 예를들어 패션 브랜드가 제작과정에서의 아동노동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유니세프에 기부하는 행위
https://www.weforum.org/agenda/2021/05/how-spot-greenwashing/
(세계경제포럼 자료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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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의 폐해, 불신감
‘정말 친환경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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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은 어떤 폐해를 낳을까요? 믿었던 친구가 내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 드나요? 우선 강한 배신감에 휩싸일 것입니다. 그리고 배신감은 우정에 대한 혼란과 친구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되어 이내 거짓말을 하지 않은 친구조차 의심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습니다.
그린워싱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환경에 대한 인식과 선한 동기를 악용해 기업들이 친환경인 척 거짓말을 하는 그린워싱. 그린워싱은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에 혼돈을 주고 친환경 시장에 불신을 형성합니다.
즉, 그린워싱의 진짜 폐해는 진짜 친환경 노력을 하는 기업의 의지를 꺾고 사회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감을 남긴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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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을 막으려면
규제법 마련 + 소비자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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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을 해결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우선 정부 차원에서 그린워싱 규제 관련 법 제도 및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친환경 정보 표시 지침을 마련해 그린워싱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 세계 47개국에서는 27개의 유형의 환경 라벨링 제도와 위원회를 중심으로 그린워싱의 표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 미국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992년부터 그린가이드(The Green Guide)를 만들어 환경관련 표시나 광고에 적용되는 법적 해석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침을 어길 경우 수백만달러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https://www.ftc.gov/news-events/topics/truth-advertising/green-guides
▲ 영국
2021년 영국의 경쟁시장국(CMA)는 친환경 마케팅 가이드라인인 ‘그린클레임코드(Green Claims Code)’를 발표하며 2022년부터 그린워싱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했습니다. 실제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주장하는 패션업계를 첫 번째 조사대상으로 올렸습니다.
【그린클레임 코드 6가지 원칙】 · 진실하고 정확할 것 · 명확하고 모호하지 않을 것 · 중요한 정보를 생략하거나 숨기지 말것 · 비교는 공정하고 의미가 있을 것 · 제품 또는 서비스의 전체 수명 주기를 고려할 것 · 주장은 입증되어야 할 것 |
▲ 유럽연합(EU)
유럽연합은 2021년 3월부터 지속가능 금융공시규제(SFDR)를 통해 유럽연합 내 금융기관의 투자행위와 상품과 관련해 지속가능성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했습니다.
이에 더해 2022년 4월 그린워싱 방지 및 소비자보호를 위한 지침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환경성능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eco-friendly’, ‘green’, ‘eco’등의 친환경 문구 사용이 금지되며, 객관적인 인증기관의 인증이 아닌 업체 스스로 만든 지속가능성 레벨 사용도 금지됩니다.
정부 차원에서 그린워싱을 규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규제 법안이 제안되고 시행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똑똑하고 깐깐한 우리 소비자들의 강한 기업 견제가 동반된다면 규제의 전환의 발판이 되겠지요? 우리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광고에 ‘친환경’, ‘에코’, ‘유기농’ 같은 단어가 있으면 우선 거리를 두고 그린워싱이 아닌지 판별해 봐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