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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INSIGHTS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상, 선학평화상재단입니다.

화이트 헬멧


https://www.bbc.com/news/world-middle-east-37171385


2014년 시리아의 도시 알레포에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더미에서 생후 열흘 된 아기가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피와 먼지를 뒤집어쓴 채로 울음을 터뜨린 아기는 기적의 아기로 불리며 전 세계에 희망과 생명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아기를 구조한 이들은 포탄이 날아드는 시리아 격전의 지역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시리아민방위대(SDC, Syria Civil Defense). 하얀 헬멧을 쓰고 다니기 때문에 보통 화이트 헬멧으로 불립니다.

 


 

화이트 헬멧은 전직 제빵사, 재단사, 화가, 목수 등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데요, 이들은 정치세력이나 종교로부터 중립을 표방하며 적군, 아군 구별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이 찍은 구조영상은 시리아 내전의 비참함을 외부에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고, 2016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이들의 활약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됐고 제작진은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단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다큐에선 앞서 언급한 기적의 아기의 구출 장면과 건강하게 자란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무료시청가능)

 


10년 넘게 지속된 시리아 내전


(시리아 위치, 구글맵)

 

시리아의 민간 구조대(화이트 헬멧)가 활동을 시작한 원인은 십여 년 전 시작된 잔혹한 내전 때문입니다.

 

잠시 시리아 내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0년부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는 아랍의 봄으로 일컬어지는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그 결과 리비아, 이집트, 예멘에서는 정권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2021년 열린 시리아 민주화 10주년 시위, 출처 뉴시스)

 

이러한 분위기에서 2011년 초 시리아 남부 도시 다라의 한 학교 담벼락에 민주화 그래피티를 그린 10대 아이들이 체포돼 심하게 고문을 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시리아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했고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됩니다. 이러한 시위대에 시리아 정부 핵심 인사들과 군인 상당수가 가담해 시위는 내전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시리아 세력 지도, 노란색 정부통제 지역)

 

시리아 내전은 정부와 반정부 세력의 대결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은 이슬람의 시아파인데 대다수 국민은 수니파입니다. 이에 수니파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반군을, 시아파의 맹주이면서 사우디와 적대관계인 이란은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게 됩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가까운 러시아도 개입합니다. 러시아·이란의 후원을 입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세에 반군은 터키와 접경지역인 북부 이들립(Idlib)지역으로 후퇴하면서 이 지역의 쿠르드족 민병대와 대치관계에 있는 튀르키예도 군사 개입을 하게 됩니다.

튀르키예군과 시리아에 주둔한 러시아군과의 물리적 충돌로 양국 간 군사적 충돌도 여러 차례 일어났습니다.

 

또한 시리아와 적대관계인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부군과 친 이란 민병대 거점에 공습을 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폐허가 된 시리아, HISTORY.COM)

 

시간이 지나면서 반독재 저항군으로 출발한 반군 세력도 민주화 세력에서 이슬람주의 세력으로 대체되면서 악명 높은 이슬람국가(IS)’가 득세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IS격퇴와 쿠르드족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미국도 참전하게 됩니다.

 

이렇듯 시리아 내전은 외부국가들이 개입하는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국제화된 내전으로 번지게 되었습니다.

 

 

(시리아에서 IS가 득세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Hell on Earth: The Fall of Syria and the Rise of ISIS ·2017)

 


살기위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


10년에 걸친 전쟁으로 시리아인의 삶은 비참한 상황으로 내몰렸습니다. 지난 1025일 게이르 페데르센(Geir O. Pedersen) 유엔 시리아 특사는 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에서 시리아의 비참한 상황에 대해 보고했습니다.



(시리아 라카시에 있는 실향민 캠프, 출처 CRISIS GROUP)

 

그에 따르면 시리아인들은 거의 12년 동안 빈곤과 영양실조, 구금, 실종, 납치, 성폭행, 강제 조혼, 출산 때 여러 종류의 폭력, 교육 및 생계 거부에 신음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테러단체인 ISIL의 위협과 시리아민주군과 튀르키예와 무장반군 간의 공격, 매복, 암살, 이스라엘의 공습 등 시리아 전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폭력으로 시리아인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폭격을 피하기 위해, IS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또는 다른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많은 시리아인이 고향과 조국을 떠났습니다. 시리아는 1의 난민 발생국으로 시리아 난민은 현재 685만 명입니다. 현재 시리아 인구가 2,212만 명이니 인구의 3분의 1 난민인 셈입니다.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캠프, 위키백과)

 

시리아 난민에 대한 유엔난민기구(UNHCR)의 통계자료를 통해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시리아인의 약 70%빈곤선 아래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 세계은행 기준 빈곤선1인당 하루 약 $2.15로 생활하는 극빈선을 뜻합니다. 경제적으로 얼마나 극단적인 환경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 중 66% 이상이 여성과 아동이며 100만 명 이상의 시리아 난민 아동이 고국이 아닌 해외 피난처에서 태어났습니다.

 

이집트에 피난 중인 시리아 난민 10명 중 7아이를 먹이기 위해 어른이 굶거나 식사 횟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의 대부분은 인접 국가인 튀르키예,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등 5개 나라로 피신했는데요. 이들 나라에 머물고 있는 (공식 등록된) 시리아 난민은 560만 명입니다.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365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입니다.

 


(시리아 난민 현황 바로가기)

 

이들 5개 나라에 피신해있는 시리아인 중 18세 이하의 어린이는 47% 264만 명에 달합니다.

 

이들 지역에 있는 시리아인의 95%도시지역에 거주하며 5%는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습니다.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 난민의 9%가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요르단에서는 신체적 또는 지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리아인이 30%, 이집트에서는 8%가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들을 수용한 나라들도 먹고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때문에 주변국 국민들 사이에 시리아 난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레바논에서 이들을 돌려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많은 시리아인을 수용하고 있는 튀르키예에서는 여론이 더욱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돌아가기엔 여전히 불안한 상황


(시리아 마을의 아이들, 출처 independent)

 

올해 8월 레바논 정부는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인들한 달에 15천 명씩 시리아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시리아 정부와 논의했다고 합니다.

 

시리아 정부는 돌아오는 난민들에게 교통, 숙식, 의료, 교육 등 필요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아직 많은 난민들은 시리아가 돌아가기에는 위험하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유엔도 시리아로 돌아가는 난민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2022년 첫 9개월 동안 약 38,400명이 귀국을 선택했는데 2022년 연 초 실시한 귀국 의향 조사에 따르면 시리아 난민의 90%가 수용국에서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할 수 없었고 58%는 언젠가는 시리아로 돌아가지만, 1.7%만이 향후 12개월 이내에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유엔은 시리아 난민을 전 세계적으로 재정착이 가장 필요한 난민으로 꼽고 있습니다.



(레바논 남부의 시리아 난민촌에서 열린 결혼식, 출처 유엔)

 

많은 시리아 난민은 유럽행이나 주변국에 정착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전쟁이 끝난 안전한 시리아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복잡한 시리아 내전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결론적으로 바뀐 건 없습니다. 정권도 그대로입니다. 수많은 시리아인 난민만 고향을 떠나 떠돌고 있을 뿐입니다.

 

평화’, 단순하지만 이 단어만이 복잡하게 얽힌 시리아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Sunhak Peace Pr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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