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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면서 다가오는 벌금
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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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ambojones2020'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p/B7UVI1gjmou/)
이 귀여운 동물을 아시나요? 이 동물은 호주 서남부의 로트네스트 섬(Rottnest Island)에 서식하는 쿼카‘(Quokka)’입니다. 40~90cm의 작은 몸집에 빵빵한 볼, 항상 웃고 있는 표정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고 불립니다.
쿼카의 또 다른 별명은 바로 ‘웃으면서 다가오는 벌금’ 입니다. 쿼카는 멸종위기종으로 서호주 당국(Government of western australia)에서 특별 보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쿼카를 만지면 3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쿼카는 7,500~15,000만 마리뿐이라고 합니다.
왜 이 귀여운 쿼카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되었을까요? 그건 바로 우리 ‘인간’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호주에 살기 시작하며 쿼카를 사냥하고, 서식지를 파괴한 것뿐만 아니라 쿼카의 천적인 붉은 여우, 딩고 등이 호주에 유입되었기 때문이지요.
쿼카의 멸종 위기에는 지구 온난화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호주 날씨는 점차 건조해지고 있는데요. 지난 2015년 11월 호주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서호주 지역에 살던 쿼카의 90%가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https://www.iucnredlist.org/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확인해 보세요!
IUCN의 ‘레드 리스트’ 즉, 멸종위기종 리스트에 따르면 쿼카 외에도 현재 38,500 이상의 종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는 지구촌 전체 종의 약 28%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지구촌에 존재하는 약 28%의 생물들이 멸종된다면 지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생태계에 의존해 살고 있는 우리 인류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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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다음은 우리?
6차 대멸종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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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이란 지구상에 존재하던 어떤 종이 사라져 개체가 확인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모든 생물 종 중 99% 이상이 멸종되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시나요?
사실 멸종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대멸종‘입니다. 대멸종이란 단기간 내에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명체를 멸종시킨 사건을 말합니다. 학계에서는 생존했던 종의 75% 이상이 한꺼번에 멸종하면 대멸종이라고 정의합니다.
화석에 기록된 다섯 번의 대멸종
출처: https://courses.lumenlearning.com/boundless-biology/chapter/the-biodiversity-crisis/
지금까지 대멸종은 총 다섯 차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다섯 차례 대멸종의 공통적인 원인은 '지구 환경의 변화' 때문이었습니다. 지구 환경이 온난화되거나 냉각화되어 생명체들이 살기 힘들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는 자연이 아닌,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산업화 이후 인류가 발생시킨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도를 1.1도나 끌어올렸고, 그 결과 빙하가 녹아 해수면도 1901년보다 0.2m 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유럽의 대형 산불 등 극한 폭염으로 발생한 극한기후 발생 비율도 4.8배 늘어났습니다.
이런 급격한 지구 생태계 변화 속에서, IUCN의 ‘레드 리스트’ 즉 전 세계 28%의 생명체들이 빠른 속도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즉, 인간의 생태 파괴가 6차 대멸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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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권의
연쇄 살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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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을 ‘생물권의 연쇄 살인범’, ‘지구상에 나타난 괴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간의 잘못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표현했을지 그가 ‘생명의 미래’에서 다음 세기의 후손들에게 남긴 유언을 통해 알아볼까요?
"사용하지 않고 남겨 놓은 얼마 안 되는 야생 환경과 함께, 하와이의 합성 정글, 그리고 한때는 삼림으로 울창했던 아마존 잡목 지대를 우리는 당신들에게 유산으로 남깁니다.
당신들이 할 일은 유전공학으로 새로운 종류의 동식물을 창조하고 이들을 독립적인 인공 생태계에 적응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임무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부디 우리의 사과와 함께, 과거에 존재했던 놀라운 세계를 보여주는 시청각 자료를 받아 주십시오."
인간이라는 괴물이 다른 생물들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 결과,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하게 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윌슨은 지금까지 인류가 자연을 파괴한 다섯 가지의 대표적인 방법을 ‘HIPPO’라고 정리했습니다. H는 서식지 파괴(Habitat Destruction), I는 침입종(Invasive Species), P는 오염(Pollution), P는 인구(Population), O는 과잉착취(Overharvesting)을 의미합니다.
▶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하마(HIPPO) by 에드워드 윌슨
H((Habitat Destruction), : 서식지의 파괴 및 악화
I(Invasive Species) : 토착종의 삶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외래종 유입’
P(Pollution) : 농약, 중금속, 독성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P(Population) : 인구 증가로 인한 자원 고갈과 과도한 공간 차지
O(Overharvesting) : 물고기 남획, 과도한 사냥, 지나친 산림 파괴
그는 현대를 ‘병목(bottleneck)의 세기’라고 부릅니다. ‘병목현상’은 전체 시스템이 하나의 구성 요소로 인해 제한을 받는 현상으로, 인간에 의한 대량 살육이나 기후 변화 등으로 모든 지구 생명체가 위험에 처한 지금의 상황을 잘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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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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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리우에서 열린 지구정상회담에서 150개 나라의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에 서명했습니다. 이 협약의 제2조에서는 생물다양성을 "육상·해상 및 그 밖의 수중생태계와 이들 생태계가 부분을 이루는 복합생태계 등 모든 분야의 생물체간의 변이성을 말하며, 이는 종 내의 다양성, 종간의 다양성 및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 협약 읽어 보기
(https://www.cbd.int/doc/legal/cbd-en.pdf)
간단히 말해서 생물다양성은 지구상의 생물종의 다양성(Species),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Ecosystem),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Gene)을 모두 포함하는 총체적인 개념입니다.
● 생물다양성을 지탱하는 세 개의 뿌리
① 종 다양성 : 생태계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종. 종이 다양하고 복잡할수록 생태계는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② 유전자 다양성 : 한 생물종을 구성하는 개체들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유전적 변이. 한 생물종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해 내기 위해 유전적 변이를 일으킨 결과입니다.
③ 생태계 다양성 : 생물 서식 환경의 다양성. 지구상 생물들은 습지, 사막, 숲, 바다, 농경지, 호수 등 다양한 생태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지구가 균형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우리에게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생물다양성, 어떻게 하면 파괴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까요?
‘생물다양성 보호’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부터 크고 작은 동식물, 무수히 다양한 자연환경과 우리 인간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결국 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백만 종의 동식물과 이들을 둘러싼 생태계에 대한 존중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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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드리우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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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이 점점 감소하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맥도날드와 서브웨이에서 일어난 양상추 대란을 아시나요? 한파로 인해 양상추의 공급이 줄어들며 맥도날드에선 양상추 없는 햄버거를 팔고 서브웨이에서는 샐러드 메뉴를 판대 중단했었습니다.
원두 가격도 많이 올랐습니다.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원두의 흉작으로 수급이 어렵다고 합니다. 어쩌면 커피 한 잔을 쉽게 마시기 힘든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이 외에도 온도에 민감한 포도, 사과, 감자 등의 작물도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기존의 경작지에서는 더 이상 제대로 경작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바다의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25년 전과 비교해, 어업 활동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생 물고기의 어획량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인간 활동에 따른 바닷물 오염으로 산소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죽음의 구역'(ocean dead zones) 수가 75%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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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손실에서 회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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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생물 분포와 서식지 환경’에 대한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2. ‘희귀종’과 ‘멸종위기종’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합니다.
3. 종의 보호를 위한 ‘법령’을 제정 및 시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 CITES 협약, 습지와 습지의 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람사르 협약 등을 맺었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생물다양성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 사무국은 4년마다 생물다양성 보전 결과를 분석하고 목표 달성 수준을 평가하는 공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보고서는 ‘제5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보고서입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달성 목표 중 완전히 달성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더 효과적인 미래 대책을 세우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과학자들이 ‘회복으로의 전환(Bending the Curve)’이니셔티브를 발표했습니다.
회복으로의 전환 이니셔티브는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 점차 증가하는 전 세계 인구에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 중 어떤 방식이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자연보전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자연보전 노력’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가 결합된 통합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생물다양성 손실을 회복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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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자연과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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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전파 피해를 늦추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 것처럼, 생물다양성 손실을 늦추기 위해 ‘자연과 거리두기’를 시도해야 할 때입니다.
실제로 인류가 자연을 개발하고 야생동물들의 서식지에 접근하게 되면서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새로운 병원균과 마주치게 된 것이 코로나 19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국립멕시코자치대 생태학연구소의 케발로스 박사는 “코로나19의 백신은 바로 자연 서식지 그 자체였다”며 “전염병은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나쁘게 대했는지 보여주는 예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멸종 위기종과 서식지 등을 보호하는 노력과 함께, 자연 스스로 회복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과도한 침범을 줄이고 일정한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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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의 빌런이 아닌
스파이더맨이 돼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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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모든 생명체들의 유일한 보금자리이지만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점점 뜨거운 집(hot house)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지구가 뜨거워지는 데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은 생명체들이 인간보다 먼저 멸종 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인식 변화입니다. 멸종 위기 동식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 중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밀렵’입니다. ‘북부흰코뿔소’가 대표적인데요, 코뿔소의 뿔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같은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웃 주민입니다. 우리가 이기심을 버리고 동식물을 착취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생물다양성 감소 추세를 늦출 수 있습니다.
지구 역사상 최대의 빌런이 아니라, 스파이더맨처럼 지구 생명체들의 친절한 이웃이 되어 주지 않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