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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는 영화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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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빨간 사람은 영화관이 공짜라니 무슨 일일까요?
영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7월18일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런던, 케임브리지 등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37℃를 넘어 역대 최고수준의 폭염을 맞았다고 했습니다.
영국 일부지역에선 40℃ 이상 올랐는데 이는 363년 만에 최고치 기록이라고 합니다.
영국은 평소 무더위가 없어 한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선선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설치한 가구의 비중이 5%미만이라고 합니다.
(폭염에 털모자를 쓴 영국 버킹엄궁 근위병에게 물을 주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유례없는 더위에 영국에선 전력 과부화로 인한 화재로 철도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생기고 학교 약 200곳이 일시적으로 휴교했다고 합니다.
이에 자외선에 취약한 빨간 머리 소유자에게는 18일~19일 이틀간 공짜 영화티켓을 준다는 영화관이 나왔습니다. 에어컨이 나오는 영화관으로 피신하라는 취지인데요, 폭염을 이용한 마케팅인 셈입니다.
https://www.washingtonpost.com/world/2022/07/18/uk-cinema-heatwave-redheads-free-tickets/
(관련기사 바로가기)
하지만 그냥 웃어넘기기엔 이번 폭염이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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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폭염으로 비상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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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몰라다산 얼음 산사태 현장, 출처 뉴시스)
지난 7월초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돌로미티 알프스 정상 빙하지역에선 갑자기 일어난 얼음 산사태로 등산객 11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산정상의 온도가 평균 10℃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얼음이 녹아 산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에선 50℃가 넘는 폭염에 시달렸습니다.
파키스탄 북부지역에선 고온으로 녹은 빙하가 홍수가 되어 다리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CNN은 5월18일 영국 기상청이 인도와 파키스탄이 기록적인 폭염을 겪을 가능성이 100배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6월에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지역에서도 최악의 홍수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500년 만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극단적인 홍수라고 했는데요, 홍수의 원인은 로키산맥의 눈과 빙하가 급속히 녹았기 때문입니다.
폭염에 따른 전력수요 폭증으로 미국 중남부지역에선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고 있고 28개주에서 폭염특보가 발표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바이든 대통령은 비상상황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7월 현재 40℃가 넘는 게 예삿일이 된 유럽은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지난 열흘간 1,500명 넘게 나왔고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등지에선 더위와 함께 산불로 인한 비상상황이라고 합니다.
(일본의 한 논에서 고온으로 인해 익은 채 발견된 민물가재, 출처 트위터)
더위는 대륙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튀지니도 폭염과 산불로 곡물 작물이 피해를 입고 이란도 6월말 52℃를 기록했습니다. 중국도 44℃에 달하는 더위로 도로 아스콘이 녹는가 하면 일본에선 논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민물가재가 익은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지구촌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2022년 7월 13일 지구 각 지역의 온도, 출처 NASA)
https://earthobservatory.nasa.gov/images/150083/heatwaves-and-fires-scorch-europe-africa-and-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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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심각해지는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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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독 올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걸까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역대급 폭염의 원인을 최근 수십 년 동안 빈도, 기간, 강도의 증가가 관측된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https://news.un.org/en/story/2022/07/1122732
https://public.wmo.int/en/media/press-release/state-of-climate-2021-extreme-events-and-major-impacts
또한 ‘2021년 지구 기후현황’ 보고서에서 최근 7년이 기록상 가장 더운 7년이었으며 해빙으로 인한 해수면은 2021년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구는 점점 더워 질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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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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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7일부터 1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 40여 개국 장관들이 모여 기후관련 연례회의(페테스베르크 기후회담)를 가졌습니다.
이 행사에 안토니오 쿠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영상메시지를 냈는데요, 그는 “인류의 절반이 기후위기 위험지역에 있다”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계속해서 화석 연료 중독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집단대응을 할지 집단자살을 할지는 우리 손에 달렸다”는 강한어조로 서로 비난하지 말고 다자공동체로서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https://press.un.org/en/2022/sgsm21376.doc.htm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도 연설을 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독일은 유럽에서 탄소중립에 가장 앞장섰던 나라인데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이후 자국 가스공급의 55%를 차지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독일이 한시적으로 석탄발전소를 다시 가동한다는 소식도 들리는 터라 독일총리의 말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숄츠 총리는 독일의 석탄발전 재개는 ‘일시적인 긴급조치’라며 2045년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기로 한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https://www.bundeskanzler.de/bk-en/news/petersberg-climate-dialogue-2022-2063148
또한 G7이 빠른 시일 내에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매년 약 131조원(1천억 달러)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며 독일은 늦어도 2025년까지 매년 최소 8조원(60억유로)을 기부할 것이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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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배출 상위 5개국이 끼친 피해 7,854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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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link.springer.com/content/pdf/10.1007/s10584-022-03387-y.pdf
(보고서 바로가기)
각 국가들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다른 국가들에 미친 경제적 피해를 최초로 계산한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습니다.
지난 7월 12일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팀은 ‘역사적 기후피해의 국가별 책임’이라는 논문을 ‘기후변화’ 학술지에 게재했습니다.
이 연구는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143개국이 각각 얼마나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계산 후 지구 온난화가 다시 개별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산했습니다. 이를 위해 200만개의 값을 샘플링하고 슈퍼컴퓨터가 11조 개의 값을 계산했다고 하네요.
논문에 따르면 1990년~2014년 사이 세계 양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각각 2,356조원(1조8천억 달러)이상의 글로벌 손실을 초래했고, 온실가스 배출 상위 5대 국가인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이 다른 국가들에게 입힌 피해액을 합치면 7,854조원(6조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는 연구기간동안 전 세계 연간 GDP의 약 11%에 해당한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금액입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59410?sid=105
https://home.dartmouth.edu/news/2022/07/study-shows-economic-impacts-greenhouse-gas-emissions
(관련보도 및 대학 발표자료 바로가기)
논문은 온실가스 배출이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간 다른 경제적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상위10개 온실가스 배출국이 온난화로 인한 전 세계 경제손실의 3분의2이상을 초래한다고 하는데요,
중위도와 북반구에 위치한 고소득 국가는 세계 평균기온보다 시원해 혹한으로 인한 피해를 덜 입었으며 추위가 덜해진 덕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 반면, 열대지방과 남반구에 위치한 가난한 나라일수록 온난화로 인해 경제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올해 밀 재배에 적합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확량이 평년보다 6% 더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BBC는 “러시아만이 유일한 큰 승자가 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식량무기화를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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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정답은 다자주의와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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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의 공동 저자인 저스틴 맨킨(Justin Mankin)교수는 “더운 지역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소득을 잃었고 추운 지역은 온난화 되었지만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며 “온난화의 주요 책임은 소수의 국가에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부유한 국가는 더욱 풍요롭게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2022년 5월 다리 밑에서 더위를 피하는 인도 뉴델리 노숙자들, 출처 AP)
베를린 기후회의에서 제니퍼 모건(Jennifer Morgan) 독일 기후특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약한 많은 국가들이 심각한 기후 영향을 겪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런 영향에 적응하고 실제 손실과 피해를 겪을 때 그들을 지원하는 방법”이라며 “우리도 더 많은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https://www.voanews.com/a/berlin-hosts-envoys-for-heart-to-heart-talks-on-climate-/6663072.html
지속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경제적 피해는 모든 나라에게 고통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시스템이 취약한 저소득 국가의 국민들이 입는 고통은 더욱 클게 뻔합니다.
“모든 국가가 미국에 배상을 바랄까요? 아마도”
“Do all countries look to the United States for restitution? Maybe,”
-논문 공동저자 저스틴 맨킨(Justin Mankin)-
위에 소개한 다트머스대 연구논문 제1저자인 크리스토퍼 캘러핸(Christopher Callahan)은 “이 연구는 기후 책임주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연구결과를 근거로 지구온난화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 상위 국가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른 척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뻔하지만’ 유엔사무총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다자주의와 글로벌 협력이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