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예산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막기 위해, 인류가 앞으로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말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탄소예산의 정의, 현황, 해결방안 등에 대해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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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예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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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예산(Carbon Budget)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누적 이산화탄소(CO₂) 총량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쓸 수 있는 탄소의 '잔고'인 셈이죠. 만약 이 예산을 초과하면? 지구는 되돌릴 수 없는 기후 붕괴로 향하게 됩니다.
비유하자면 이런 거예요. 한 달에 10GB의 휴대폰 데이터 요금제를 쓰고 있는데, 만약 월초에 유튜브를 너무 많이 보면 월말 즈음에는 데이터를 다 써버려서 아무것도 못 하게 되겠죠?
탄소예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우리가 너무 많이 쓰면, 미래 세대는 사용할 수 있는 탄소의 여유가 없어지게 됩니다.
“탄소예산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특정 한계(예: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누적 이산화탄소의 총량.”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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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예산, 누가 어떻게 정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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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예산은 과학자들의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려 측정해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전 세계 연구자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탄소예산의 범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예산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따라 달라져요:
• 현재까지 누적 배출량
• 비이산화탄소 온실가스의 영향 (메탄, 아산화질소 등)
• 지구가 온도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
• 숲, 바다 등이 얼마나 CO₂를 흡수해주는지
IPCC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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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을 초과하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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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을 초과하면,
지구 평균 온도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2020년 호주 산불 기억나시나요? 무려 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산림이 불탔고, 약 30억 마리의 동물이 희생됐습니다.
특히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코알라 6만 마리가 목숨을 잃었어요. 코알라들이 참을 수 없는 갈증으로 사람의 물병을 향해 다가오는 장면은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2024년 '온실가스 배출 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에 따르면,
현재 감축 속도대로라면 21세기 말까지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3.1°C까지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은? 폭염, 해수면 상승, 대규모 산불, 기근 등 극한 기후가 일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미 겪은 기후 재앙들
• 호주(2020): 산불로 코알라 포함 30억 마리 동물 희생
• 유럽(2022): 폭염으로 6만 명 이상 사망
• 파키스탄(2022): 폭우로 3,300만 명 이재민, 300억 달러 피해
이 모든 것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
그리고 그 뿌리는 '탄소예산 초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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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예산은 얼마나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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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1.5°C 목표를 지키기 위한 탄소예산은 약 400~500기가톤(Gt) CO₂.
그런데 문제는, 2024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입니다.
특히 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에서만 약 37.4기가톤(Gt)톤이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말 이대로 가면 약 7~8년 내에 예산이 소진될 수 있습니다.
IPCC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감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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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탄소 배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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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전 세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얼마나 될까요?
무려 57.1기가톤(GtCO₂e)이나 됩니다. 너무 막연한 숫자지요. 우리 일상 속 어디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지 한번 볼까요?
(출처: UNEP, Emissions Gap Report 2024)
● 에너지 부문이 압도적입니다. 무려 전체 배출량의 약 68%를 차지합니다.
• 산업 활동이 11%, 교통이 15%, 건물에 쓰는 에너지가 6%, 연료 생산 과정에서 10%가 배출됩니다.
• 교통 중에서도 자동차나 트럭같은 육상 교통이 가장 많고, 비행기도 꽤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 산업 공정에서도 약 9%가 나옵니다.
• 특히 화학, 금속,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됩니다.
● 농업과 숲 파괴로 인한 온실가스도 전체의 18%나 됩니다.
• 농업 부문(축산, 벼농사 등)이 11%, 산림 파괴 등 토지 이용 변화가 7%로 나타났습니다.
●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도 약 4%가 나오고 있습니다.
• 주로 고체 및 액상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결국, 에너지를 아끼고 재생 가능 에너지로 바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라별로 보면 어떨까요?
전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주범은?
(출처: UNEP, Emissions Gap Report 2024)
• 중국: 압도적인 1위! 16,000 MtCO₂e (전체의 30%)
• 미국: 5,970 MtCO₂e (11%)
• 인도: 4,140 MtCO₂e (8%)
• 유럽연합(EU): 3,230 MtCO₂e (6%)
• 러시아: 2,660 MtCO₂e (5%)
• 아프리카 연합: 3,190 MtCO₂e (6%)
• 브라질: 1,300 MtCO₂e (2%)
• 최빈개도국(45개국): 1,720 MtCO₂e (3%)
• 기타 G20 국가(아프리카 연합 제외): 6,410 MtCO₂e (12%)
데이터를 보면 알겠지만,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은 대개 경제가 발전된 나라들이고,
기후 위기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겪는 국가는 배출량이 적고 대응 능력이 부족한 기후취약국들입니다.
기후취약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 |
힘이 없는 나라일수록 폭염, 홍수, 가뭄 같은 재앙에 더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죠.
때문에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협력하고,
특히 선진국들이 더 큰 책임을 가지고 적극적인 지원과 행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후정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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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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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는 그 속도를 늦추기 위해 탄소 감축 목표를 계속 상향 조정하고 있어요.
국제적으로는 어떤 흐름이 있을까요?
① 파리협정(Paris Agreement)
•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C 이하로 제한
• 국가별 자발적 감축 목표(NDC) 설정
② EU의 탄소 배출 거래제(ETS)
• 탄소 배출 상한선을 설정하고, 이를 초과한 기업은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함.
• 기업들이 친환경으로 전환하게 유도
③ 영국의 탄소예산법(Carbon Budget Law)
• 5년 단위로 감축 목표 설정
• 2030년까지 68% 감축 목표
• 전기차 인프라 확장,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추진
④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 기후 대응을 위해 10년간 약 500조 원 이상 투자하는 법안
• 재생에너지, 전기차, 탄소포집(CCS) 등 청정 기술 산업에 지원
이처럼 기후 위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탄소세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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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수 있는 10가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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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탄소 발자국 계산기 써보기
2. 고기 줄이고 식물성 식단 늘리기
3.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자전거
4. 전기차·공유차량 활용
5. 재생에너지 기업 제품 구매
6. 절전형 가전·LED 조명 사용
7. 브랜드의 탄소 감축 노력 확인 후 소비
8. 택배 묶음배송, 장거리 배송 줄이기
9. 출장 대신 화상회의
10. 제로 웨이스트·미니멀리즘 실천
매년 전 세계 CO₂ 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곧, 탄소예산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국제사회는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하고,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 효율성 향상, 탄소 포집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녹색 전환을 추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속적인 실천일 것입니다.
작은 습관이 모여 지구의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운명의 날 시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 |
“현재의 탄소 배출 속도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탄소예산은 몇 년 안에 소진될 것입니다. 즉각적인 감축이 필요합니다.”
- 제임스 한센, 기후 과학자 -
글: 최연제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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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및 출처 : • IPCC. Special Report: Global Warming of 1.5°C (2018), Sixth Assessment Report (2021)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 • UNEP. Emissions Gap Report 2024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 • UNEP. Adaptation Gap Report 2023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 • Global Carbon Project. Global Carbon Budget 2023 • IEA. CO₂ Emissions in 2023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 •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Doomsday Clock Statement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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