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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이지만
친환경이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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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타벅스 스토리 아시아 (Starbucks Stories Asia)
스타벅스는 수많은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유독 사랑받는 글로벌 커피 브랜드입니다. 독보적인 분위기와 커피 맛이 그 이유겠지만, 스타벅스가 수년째 추진해온 '친환경' 캠페인도 한 몫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2018년 '그리너 스타벅스 코리아' 캠페인을 발표하며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중 처음으로 종이 빨대를 도입했는데요. 종이 빨대는 ‘병맛’이라는 혹평 받았지만 커피 한잔을 마셔도 친환경을 따지는 MZ세대에게 ‘착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스타벅스는 아이스 음료의 경우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컵 뚜껑을 도입했고, 아예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리유저블 컵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스타벅스의 친환경 행보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MZ세대의 '가치소비' 성향과 딱 맞아 떨어지면서 독보적인 글로벌 일등 커피 브랜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착한 기업’이 MZ세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기업들은 더 사랑받기 위해, 더 착해지기 위한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의 중심에는 지속가능한 경영의 새로운 글로벌 기준, ESG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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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의 탄생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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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에서 가치로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ESG에 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릿글자를 딴 용어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지표를 말합니다.
최근 ESG 경영은 세계적으로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지만, 기업의 ‘사회적책임이’나 ‘공유가치창출’, ‘지속가능한경영’ 등 넓은 영역을 포괄하기 때문에 그 개념을 한 줄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환경에 초점을 맞추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한 기업의 행보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우선 용어의 탄생 배경을 더듬어볼까요? 'ESG'라는 용어는 2004년 UNGC(UN Global Compact)와 20여개의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작성한 <Who Cares Win>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성과가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 창출 능력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기업이 성공하려면 따라야 할 ‘새로운 경영 방향’이 제시된 것입니다.
이후 2006년 UN은 사회책임투자원칙(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투자원칙에 ESG 용어가 반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ESG라는 새로운 경영 지침이 널리 쓰이기 시작합니다.
이 원칙의 핵심은 한 마디로 ‘이제부터 기업에 투자할 때 ‘성과’가 아니라 ‘가치’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불붙기 시작될 즈음 이 원칙이 제정되었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ESG는 지구의 생존을 위한 금융권의 절박한 서약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PRI는 유엔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UNEP/FI) 금융기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최초의 사회책임투자원칙인데요. 사회책임투자원칙(PRI)은 6개의 투자 원칙과 35개의 세부 실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유엔의 사회책임투자원칙(PRI)
① 우리는 ESG 이슈들을 투자 의사결정 시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② 우리는 투자 철학 및 운용 원칙에 ESG 이슈를 통합하는 적극적인 투자자가 된다.
③ 우리는 우리의 투자 대상에게 ESG 이슈들의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④ 우리는 금융산업의 PRI 수준과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
⑤ 우리는 PRI 이행에 있어서 그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상호협력한다.
⑥ 우리는 PRI 이행에 대한 세부 활동과 진행 상황을 외부에 보고한다.
UN의 PRI 바로가기:
https://www.unpri.org/pri/about-the-pri
쉽게 말해 사회책임투자원칙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금융기관들의 맹세입니다.
2021년 1월 기준 사회책임투자원칙(PRI)에 가입한 금융기관은 전 세계 3615곳에 달합니다. 이제 EGS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만 투자하겠다는 금융기관이 늘면서, 기업도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ESG 경영을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합니다.
|적도원칙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 EPs)’ 또한 나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협약입니다.
적도협약의 핵심은 개발 프로젝트가 환경파괴나 인권침해를 일으킬 수 있는 사업의 경우 투자대금을 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전 세계 37개국의 123개 EPFI(Equator Principles Financial Institutions)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적도원칙 바로가기:
https://equator-princip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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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ESG를
평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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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랑받는 기업의 조건은 ESG 등급! 기업들은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ESG 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그러면 대체 누가 어떤 기준으로 ESG 성적을 매길까요?
현재 전 세계에서 ESG를 평가하는 기관은 무려 125개 이상입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ESG평가 기관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itics), 블룸버그(Bloomberg) 등이 있습니다.
이 125개 이상의 평가 기관들은 각각의 데이터와 평가 기준으로 기업들을 분석해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평가기관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입니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ESG 관련 35개 핵심 이슈를 평가하고 있는데요. AAA부터 CCC까지 7단계의 ESG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MSCI AAA 등급을 받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등이 있습니다.
MSCI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기업의 ESG 등급을 확인해보세요!
https://www.msci.com/our-solutions/esg-investing/esg-ratings/esg-ratings-corporate-search-tool
스탠더드&푸어스(S&P Global)에서 기업의 ESG 점수를 알아보세요!
https://www.spglobal.com/esg/scores/results?cid=4071032
평가 기관이 다양하다보니 한 기업이 상이한 ESG 성적을 받기도 합니다. 테슬라의 경우 MSCI 에서는 A등급을 받았지만, 저스트캐피털에서는 하위 10%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MSCI는 테슬라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E)에 큰 가점을 준 반면, 저스트캐피털은 테슬라가 고객 응대나 안전사고 문제(S)에 잘 대응하지 못한다고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들 기관들이 발표하는 기업들의 ESG 등급은 투자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낮은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이전보다 투자 유치가 더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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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업들은
ESG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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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ESG하라!
그렇지 않으면 투자받지 못할 것이다."
기업 및 사회 전반에 ESG를 확산시킨 것은 2020년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의 연례 서신이었습니다.
블랙록은 7조달러가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입니다. 창업자인 래리 핑크 회장은 해마다 투자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에게 서신을 보내는데, 글로벌 최대 금융 큰손이 보내는 편지 내용에 따라 전 세계 돈의 흐름이 변할 수밖에 없겠지요.
2020년 1월 래리 핑크 회장은 앞으로 모든 투자와 인수 결정에 있어서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성을 가장 먼저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석탄 개발업체나 화석연료 생산 기업 등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는데요. 이 서신은 순식간에 전 세계를 ESG 경영 열풍으로 몰아넣는 트리거가 되었습니다.
Larry Fink가 CEO에게 보내는 2021년 편지 전문 바로 가기:
https://www.blackrock.com/corporate/investor-relations/larry-fink-ceo-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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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이미 ESG 소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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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투자와 경영을 넘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에게 ESG는 이미 일상입니다. 기후변화의 위기를 예민하게 느끼는 이들은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데, 업사이클링(재활용), 제로웨이스트(노플라스틱), 친환경배송(프리사이클링), 리퍼브(재공급품) 들의 키워드들이 MZ세대의 소비 성향을 잘 설명합니다.
MZ세대는 단지 싸고 좋다고 물건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M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금 비싸더라도 사회문제에 책임감을 보이고 행동하는 기업의 물건을 구입합니다.
MZ세대는 미닝아웃(Meaning Out) 세대라고도 불립니다. 미닝아웃은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커밍아웃(Comming Out)’과 ‘신념(Meaning)’이 합쳐진 말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표출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MZ세대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시합니다. 이들은 불합리하고 비윤리적인 상황을 간과하지 않고, 공정과 평등, 환경, 안전, 성차별, 동물 학대 등 다양한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미닝아웃합니다.
MZ세대는 행동파입니다. 공통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면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거나 연대활동도 쉽게 조직합니다. 착한 기업을 찾아내 ‘돈쭐’을 내거나 기업이 윤리적이지 못하거나, 법을 지키지 않는 등의 사실이 알려지면 SNS를 통해서 ‘불매운동’에 나서기도 합니다.
이제 기업들은 불법적 경영활동을 하거나 사회문제를 외면하는 모습이 들통 나면, MZ세대 불매운동의 타겟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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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존재 자체가 ESG
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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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친환경 기업’,
'지구를 살리는 파수꾼’
이 모든 타이틀은 미국의 아웃도어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를 일컫는 말입니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이 만든 암벽 등반용 피톤이 암벽에 균열을 주고 훼손시킨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강철 피톤의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대신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는 알루미늄 초크를 만들어 더 큰 성공을 거둔 것은 파타고니아를 설명하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기후변화 위기가 가시화되기 전부터 이미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매년 ‘지구에 내는 세금’이라며 전체 매출의 1%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목화를 재배하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도 가급적 소비하지 않는 것이 환경엔 더 도움이 된다며 ‘제발 우리의 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파타고니아의 ESG 경영은 소비 속에서도 사회적 의미를 추구하는 MZ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파타고니아는 ‘환경을 사랑하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얻으며 미국의 아웃도어 의류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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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주인공은
다인종 성평등&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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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여성 주인공이
낯설지 않은 넷플릭스 월드
넷플릭스 영상에는 유독 ‘유색 여성 주인공’이 많다는 생각 안 해보셨나요?
넷플릭스가 ESG 중 ‘S’ 점수에 특히 공을 들인 결과입니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시리즈에서 주연의 양성평등을 맞추고, 유색인종의 주연 비율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S’ 평가 항목 22개 포용 지표 중에서 19개 항목이 매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2019년 발표된 '대중영화에서의 불평등 Inequality in Popular Films'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비해 성별, 인종, 성소주자, 장애인 등 등장인물들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중영화에서의 불평등 Inequality in Popular Films' 보고서 읽어 보기
https://assets.uscannenberg.org/docs/aii-inequality-report-2019-09-0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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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평등한 이사회
투명한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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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중 ‘G(Governance)’는 환경과 사회에 비해 다소 친숙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거버넌스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자원의 제약 하에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책임감을 갖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제반 장치’를 의미합니다. 기업에서는 대개 이사회, 사외의사를 의미합니다.
ESG 전문가들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지배구조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환경(E)과 사회(S)를 위한 기업의 모든 활동은 결국 경영진의 의사결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ESG의 4개 축(거버넌스・지구・사람・번영) 중 거버넌스를 첫 번째로 꼽습니다. ESG 평가 기관들은 매년 새로운 G 지수가 추가시키고 있는데, ‘여성 이사 비율’과 ‘최고경영자(CEO) 임금 산정 방식’, ‘로비 자금’, ‘뇌물 방지책’, ‘리스크 관리’ 등에서 평가 지표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18년 블랙록은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schs)는 2020년 하반기부터는 다양성을 충족하는 이사가 없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업무를 맡기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고위급 임원의 성별 균형 맞추기 흐름으로 유리천장을 뚫는 여성 고위 임원이 여럿 탄생하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은 미국 10대 메이저급 은행 최초로 여성 CEO를 선임했습니다. MSNBC는 케이블 뉴스업계에서 처음으로 흑인 여성인 러시다 존스(Rashida Jones)를 차기 회장에 선임했습니다.
나아가 BLM(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운동의 영향으로, 이사회의 다양성은 성별에서 인종 관점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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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좋은
사회로의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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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90%는 기업이 ESG 이슈 해결을 도와야 한다고 믿고 있다.
또한, 75%는 기업이 그 약속을 정말 좇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CONE의 ‘2019 Z세대 퍼포스 스터디(Gen z purpose study)’-
사람들이 환경과 사회와 지배구조에 관심을 두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업의 역할에 대해 소비자와 투자자가 가진 ‘가치관’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경제적 성과만을 기대하던 기존의 가치관에서, 주요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기업이 책임경영 활동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우리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해야한다는 기대가 커진 것입니다.
ESG는 환경 보호를 위해 힘쓰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배구조가 투명한 기업이 성공한다는 소위 ‘착한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줍니다.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에 관심을 가지던 과거와 달리, 돈을 ‘어떻게’ 버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 것입니다.
환경(E)을 고려하고 사회(S)의 여러 이슈에 대응하며 투명한 지배구조(G)를 가져야만 기업의 지속성과 가치를 인정받게 된 오늘날, 우리가 ESG를 생각할수록 사회는 더욱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ESG 투자와 ESG 경영과 ESG 소비를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