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을 말합니다. 이번 글에는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과 전 세계적 확산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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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수공통감염병(Zoonotic Diseases)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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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을 말합니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원래 그리스어로 Anthropozoonosis인데요, 이는 Anthropos=인류, Zoo=동물, nosis=질병의 세 어근이 합쳐진 단어로 ‘사람과 동물이 같이 감염되는 전염병’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통상 사람 중심으로 생각해서 ‘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의 방향으로 쓰입니다.
1952년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회의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을 “척추동물과 사람과의 사이에 자연적으로 전파하는 질병 또는 감염” 이라고 정의한 바 있죠. 마치 숲속의 동물들만 먹던 열매를 사람이 따 먹을 수 있게 된 것처럼, 이 질병들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자연적으로 '넘어온' 거랍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같습니다.
기원 이래 수많은 인류를 희생시킨 ‘흑사병’, ‘스페인독감’, ‘홍역’이 인수공통감염병이고, 1980년대 등장한 후 아직 정복되지 않은 에이즈와 메르스, 코로나19 역시 동물로부터 유래됐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광견병처럼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에볼라나 코로나 19 바이러스처럼 예방이 어려운 경우도 많아요.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인수공통감염병은 발병빈도가 높고,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며, 변이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인수공통감염병에 관한 중요한 사실>
▪ 인수공통전염병은 척추동물에서 인간에게 자연적으로 전염될 수 있는 모든 질병이나 감염입니다.
▪ 알려진 인수공통감염병 유형은 200가지가 넘습니다.
▪ 인수공통감염병은 인간의 신종 질병과 기존 질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 광견병과 같은 일부 인수공통전염병은 예방접종 및 기타 방법을 통해 100% 예방할 수 있습니다.
<출처: 세계보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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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수공통감염병 확산의 주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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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후변화는 인수공통감염병의 확산에 중요한 원인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일부 지역의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 패턴이 변하면서, 많은 야생동물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게 되었어요. 마치 우리가 더위를 피해 여름휴가를 가는 것과 같죠.
우리 인간의 환경 파괴로 지구시스템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짐에 따라 달궈진 온도가 지구 생태계를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바꾼 지구 시스템에 대해 궁금하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 |
이로 인해 열대 지역에 국한되었던 질병들이 이제는 더 서늘한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의 확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미지 출처: CFR)
지구 온난화는 모기, 진드기와 같은 질병을 전파하는 벡터의 확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이는 마치 여름이 길어지면 모기가 더 많이 보이는 것과 비슷한데요. 이 벡터들은 날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특히 온도와 습도가 높아질수록 더 활발해집니다.
지구의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서 진드기에 의해 전파되는 라임병 같은 질병이 북미 지역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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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감염병 발병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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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 동안 인수공통감염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어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인수공통감염증으로 인해 약 10억 건의 질병이 발생하고 수백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2019년 발병한 코로나19는 1,500만 명(2021년 말 기준)의 사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미래 전망은 더 암울합니다.
2022년 미국 조지타운대 생물학과와 글로벌 보건과학 및 안전 연구센터의 연구팀은 '네이처' 저널을 통해 2070년까지 약 1만 5,000종의 새로운 이종 간 바이러스성 감염병이 나타날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엮이면서 바이러스 역시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어, 감염병 대응을 위한 전 지구적인 협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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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요 인수공통감염병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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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금까지 알려진 인수공통전염병은 약 250종이 있으며, 이 중에서도 사람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병은 약 100여 종이 넘습니다.
대표적인 인수공통감염병으로는 탄저, 브루셀라(부루세라병),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공수병(광견병), 일본뇌염, 변이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ent Creutzfeldt-Jacob disease;v-CJD) 등이 있어요.
대부분은 백신 접종이나 위생 관리로 예방할 수 있지만, 새롭게 나타나는 병들은 예방하기 어려워 코로나 19 팬데믹 사례에서 보듯 전 세계에 미치는 피해가 막대합니다.
새롭게 발생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AI),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 헨드라 바이러스 감염증 등이 있습니다.
매년 세계적으로 보고되는 신종 감염병의 약 60%가 ‘인수공통’ 감염병인데요. 지난 30년 동안 30개 이상의 새로운 인간 병원체가 발견되었고, 그중 75%가 동물에서 유래된 것일 만큼 인수공통전염병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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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감염병 대응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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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RAND Corporation)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건강, 사회, 경제적 영향을 미쳤으며, 1,5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통해 우리는 국제적 협력과 강력한 공중 보건 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계 평화를 책임지는 수장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는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고, 코로나19에서 얻은 교훈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며 국경을 초월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제 인수공통감염병 예방과 통제는 단지 보건의 영역이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위해 수의학과 인간 보건 부문 간의 협력 및 종합적 전략이 필요하며,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친환경 생활을 실천해야겠습니다.
야생동물을 무분별하게 소비하지 않는 것,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것,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 하나씩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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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의 지구에서 공존하며,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유엔 구테흐스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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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Carlson, Colin J., Gregory F. Albery, Cory Merow, Christopher H. Trisos, Casey M. Zipfel, Evan A. Eskew, Kevin J. Olival, Noam Ross, & Shweta Bansal. "Climate change increases cross-species viral transmission risk." Nature 607, 555-562 (2022). Published on April 28, 2022.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788-w Rupasinghe, R., Chomel, B. B., & Martínez-López, B. (2022). Climate change and zoonoses: A review of the current status, knowledge gaps, and future trends. Acta Tropica, 226, 106225. https://doi.org/10.1016/j.actatropica.2021.106225 |
글: 최연제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