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NEWS & INSIGHTS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상, 선학평화상재단입니다.

내 식탁으로 날아든
러-우크라 폭탄

[에그플레이션]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농업(agriculture) + 인플레이션(inflation)

 

 

지구촌에 에그플레이션의 공포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불황과 코로나19에 따른 운송비 상승 영향으로 안 그래도 오르고 있었던 국제 곡물가격과 식료품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전례 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식량위기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식량위기

 

유엔식량농업기구(FAO)전쟁의 충격으로 3월에 세계 식량가격이 사상최고 수준으로 뛰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밀가격이 폭등했습니다. 국제시장의 밀거래 가격이 지난해 80% 올랐고, 올해는 3월에만 90%까지 폭등했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 3월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고했습니다.




, 옥수수 가격 인상 및 변동성(출처 UN)



어떻게 내 식탁까지
날아왔을까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어째서 멀리 떨어진 나라의 식탁에까지 큰 영향을 주는 걸까요?

 

우크라이나는 국토 대부분이 영양분이 많은 흑토(Chernozem)로 세계 3대 곡창지대 중 한 곳인데요, 특히 옥수수는 우크라이나의 수출 1위 농산물입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입니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두 나라가 전 세계 밀 공급량의 30%, 옥수수의 20%, 해바라기씨유의 80%를 담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밀 수확 장면, 출처 FAO)

 

하지만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남동부 흑토는 폐허가 됐고, 농부들도 피난을 가거나 군인으로 전쟁터에 나서면서 봄 파종이 어려워졌습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20211500만 헥타르였던 봄철 파종면적이 2022년에는 절반 이하인 700만 헥타르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더군다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98%가 수출을 위해 통과하던 흑해를 차단했는데요, 동시에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비우호국에 대한 곡물 수출까지 중단하여 글로벌 식량위기는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공급 불안은 전 세계적인 식량가격 급등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월 식량가격지수는 전월(141.4) 대비 12.6% 상승한 159.3을 기록했습니다. 1996년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불과 1년 만에 33.6%나 뛰었습니다. 특히 밀과 콩, 옥수수 등으로 구성된 곡물가격지수는 2월 대비 17.1% 상승한 170.1포인트까지 상승했습니다.

 




식물성 유지류의 경우에도 전월 대비 23.2% 상승한 248.6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 수출국인 해바라기씨유도 전쟁 여파로 수출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해바라기씨유의 공급감소에 따라 대체제인 팜유, 대두유, 유채씨유의 가격도 올랐습니다.

 


식품가격 지수(출처 FAO)  

    


식품품목별 가격지수(출처 FAO)

 

FAO 식품 가격 지수 바로가기

https://www.fao.org/worldfoodsituation/en/

 


중동·북아프리카
식량 위기 직격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곡물 의존도가 높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나라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중동지역에서 유통되는 곡물의 절반 이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입니다. 아랍 전문 싱크탱크인 아랍개혁이니셔티브(ARI)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은 밀 수입의 34.4%를 러시아로부터, 15.9%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합니다.

 

전 세계 12,500만명을 돕고 있는 세계식량기구(WFP)는 구매하는 곡물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서 구매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식량기구(WFP)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인한 곡물가격 상승이 예멘, 시리아, 레바논, 리비아 같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가장 큰 충격이 갈 것이라 밝혔습니다.

 

 

밀 수입의 절반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 36개 국가들 (출처UN)

 


이집트, 빵 가격 동결

치솟는 밀 가격에 이집트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으로 넓적하고 속이 비어있는 바라디라는 빵이 주식입니다.

 

이집트는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는데요, 전쟁 이후 밀 가격을 위시한 가파른 물가 상승의 결과입니다. 지난 2008년 식량 파동을 겪었던 이집트는 급기야 지난 421일 빵 가격을 동결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집트의 전통빵 바라디 (출처 AP)

 


레바논,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레바논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레바논은 지난 2020년 베이루트 항에서 일어난 대형폭발사고로 곡물창고가 파괴되어 나라 전체 곡물 비축량의 85%가 사라진 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레바논은 전체 밀 수입량의 80%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요, 레바논빵 가격 전년 대비 70%나 올랐습니다. 반면 화폐 가치는 2년 새 10분의 1로 떨어졌고, 결국 4월 초 국제통화기금(IMF)은 레바논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멘, 아동 800만명 기아 직면

예멘의 기근 상황도 심각합니다. 예멘은 밀 수입의존도가 95%에 달하는데요, 곡물의 42%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예멘은 이미 지난 몇 년간 식량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한 탓에 많은 가정이 식사량을 줄이거나 끼니를 거르며 버티고 있었는데요. 이번 전쟁으로 예멘의 식량 위기는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기아에 직면한 예멘 아동이 8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예멘 아이 (출처 연합뉴스)

 

 

천연가스, 비료, 곡물
가격상승의 도미노 효과



비료, 곡물 실제 가격곡선

 


현재 글로벌 곡물가격 상승은 마치 차례로 넘어지고 있는 도미노 패를 연상시킵니다.

 

우선 비료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러시아는 대표적인 천연가스 수출국인데요, 천연가스는 비료의 재료인 암모니아, 요소 등을 만드는 핵심 원료입니다. 또한 러시아는 비료의 주재료인 탄산칼륨(potash), 질소(nitrogen), 인산(phosphate)의 주요 수출국가이기도 합니다(비중은 각각 16%, 8%, 8%). 그런데 이 비료의 원료들이 서방 제재로 수출이 막혀버린 것입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러시아의 동맹국)가 비료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출처 UN)

 


국제식품정책연구소(IFPRI)러시아와 벨라루스로부터 비료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은 다른 나라에서 대체 공급원을 확보해야하지만 더 먼거리와 운송경로 변경에 따른 추가비용으로 앞으로 비료 가격은 훨씬 더 오르거나 가용성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전 세계 4분의 3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비료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시장의 혼란은 빠르게 확산되어 러시아나 벨라루스에서 직접 수입하지 않는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의 비료공장들은 생산량이 반 토막이 났습니다.  현재 요소비료의 경우 톤당 가격이 1000달러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연초대비 4배 가까이 폭등한 가격입니다.

 

비료값 상승은 곡물값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인 브라질 농민들이 비료값 상승으로 이미 옥수수 생산을 줄였으며, 향후 대두 재배에도 비슷한 영향을 줄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막시모 토레로(Maximo Torero) 수석 연구원은 비료 위기가 더 우려스럽다며 "비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에 심각한 공급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계농업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연방의 중요성(335일 발행)

세계식량기구 보고서 바로가기

https://www.fao.org/3/cb9236en/cb9236en.pdf )

 

 

 국가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의 비료 수입의존도 (출처 UN)

 

 




곡물 가격만 오른 게 아닙니다. 모든 식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습니다. FAO3월 식품물가 지수에 따르면 최근 하락세를 보이던 설탕가격지수는 전달보다 6.7%상승하여 1년전인 20213월 대비 20%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육류가격지수는 서유럽의 돼지고기 가격급등으로 34.8% 상승하여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20213월보다 23.6% 올랐습니다.

 


식량 수출 금지
각국은 곳간 닫고 식량안보 강화





각국은 곳간을 닫고, 식량안보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랍 최대 인구국인 이집트는 여유분이 부족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3개월간 밀·밀가루·렌틸콩(lentil), 콩 등의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팜유는 식용유의 주 원료인데요, 팜유 세계 최대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제한한다는 소식에 전 세계 식용유 가격이 요동치기도 했습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품 수출을 제한하는 국가는 3개국에서 20224월 초 기준 16개국으로 늘었습니다. 수출을 제한한 나라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외에 인도네시아(팜유), 아르헨티나(쇠고기), 터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곡물) 등입니다.

 


(식량 수출제한 국가. 색이 진할수록 수출제한 비중이 높음)

 

 

전쟁으로 인한 수출제한과 세계 식량 불안 (413일 발행)

국제식량정책연구소 보고서 바로가기

https://www.ifpri.org/blog/bad-worse-how-export-restrictions-exacerbate-global-food-security

 


주요7개국(G7) 농업장관들이 311"식량위기를 막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취하겠다"면서 식량 수출 제한을 비판했지만 주요 곡물 수출국들의 곡물시장은 점점 문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식량위기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타격



(아프카니스탄에서 식량과 석유배급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출처 WFP)

 

국제 분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저소득계층일수록 소비지출에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식품 가격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전 세계 빈곤층 1,000만 명이 극심한 빈곤에 빠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기구는 식량위기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매 분기 전 세계 저소득 국가들의 곡물생산 및 식량상황을 평가하여 작물 전망 및 식량상황(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보고서를 발간하는데요.

 

지난 3월 발간한 최신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44개국이 식량에 대한 외부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33개국은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로, 지원이 필요한 국가 중 75%나 차지합니다. 이외 아시아 9개국,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2개국이 포함돼 있습니다.

 



작물 전망 및 식량상황(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세계식량기구 보고서 바로가기

https://www.fao.org/documents/card/en/c/cb8893en/

 

 

또한 세계식량기구는 최근 발행한 자료에서 전 세계적으로 72천만에서 811백만 명이 기아에 직면했으며, 거의 237천만 명이 충분한 음식섭취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 32천만 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2/23년 식량안보의 영향에 취약한 50개국의 국가 평가(47일 발행)

세계식량기구 자료 바로가기

https://www.fao.org/3/cb9447en/cb9447en.pdf)

 

 

식량안보 해결을 위한
국제적 연대

 

세계 은행-IMF-WFP-WTO, 식량안보에 대한 긴급조치 촉구

 

 


 

지난 413일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취약한 국가들이 증가하는 식량안보 위협에 대처할 수 있도록 협조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4개 기구 수장들은 식량 불안정 국가에 대해 협력적인 방식으로 신속하게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국가가 이 긴급한 위기를 해결하도록 돕기 위해 다자간 및 양자간 파트너와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다음 조치들을 제안했습니다.

 

즉각적인 식량 공급

가계 및 국가에 대한 재정 지원

식품, 비료에 대한 수출 제한없는 자유로운 무역 촉진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및 영양 안보에 대한 투자

 

성명서 바로가기

https://www.wto.org/english/news_e/news22_e/igo_13apr22_e.htm

 

 

◇  유엔식량농업기구세계 식량안보 해결을 위한 정책권고

 

세계 식량 및 비료 무역을 개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의존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공급국 모색

우크라이나 피난민과 취약계층 지원

수출제한 등 개별국가단위의 정책대응 자제

글로벌 시장상황에 대한 투명성과 정보제공 강화

 

 

유럽연합, 우크라이나 식량 위기해결을 위한 긴급지원 프로그램 제안




유럽연합(EU)도 나섰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323일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인들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33000만 유로의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위원회는 지금은 유럽이 연대를 보여줄 때라며 우크라이나 국민, 농민은 물론 급등하는 가격과 부족에 직면해 있는 취약한 식량 수입국을 돕기 위한 것이라밝혔습니다.

 

아울러 특히 우크라이나, 북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은 물론 아시아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세계 식량 안보에 기여하기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유럽연합 긴급지원 프로그램 제안 바로가기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ip_22_1963

 


세계 식량안보 해결을 위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정책권고사항

세계 식량 및 비료 무역을 개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의존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공급국 모색

우크라이나 피난민과 취약계층 지원

수출제한 등 개별국가단위의 정책대응 자제

글로벌 시장상황에 대한 투명성과 정보제공 강화

 

세계적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국제기구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습니다. 공동으로 대처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개별국가의 행동이 다른 나라에 미치는 파장은 과거와 다릅니다. 그 분야의 강대국일수록 그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약소국가들이 받기 마련입니다.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애그플레이션 관련 이전 피스이슈 바로가기

http://www.sunhakpeaceprize.org/kr/news/issue.php?bgu=view&idx=93

 




Sunhak Peace Prize

미래세대는 현세대의 생물학적 자손을 넘어 현세대가 직접 만날 수 없는
미래의 인류 일반을 의미합니다.

현세대가 행하는 모든 행위는 미래세대에게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주기에
우리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