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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그리고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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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역의 어린이들은 폭력보다 물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0배나 더 높습니다."
-유니세프 우크라이나 대표, 무랏 사힌(Murat Sahin)-
우크라이나 엄마와 아이가 안전한 물을 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파블로필(Pavlopil)에 있는 의회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출처: 유니세프)
지난 4월 15일 유니세프는 6주간 지속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부지역의 140만 명이 수도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우크라니아 전역에서 460만명이 물 공급이 중단될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네츠카와 루한스카 등 동부 주요 도시들은 이미 물 공급이 차단됐으며, 홀리브카시의 저수지가 말라 버리면 34만 명의 사람들이 안전한 물에 접근할 수 없게 됩니다. 가장 절박한 도시인 남부 마리우폴에도 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깨끗한 물 공급이 어려워지면 생명이 위협받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들의 건강에는 치명적입니다. 열악한 수질은 콜레라, 설사, 피부 감염 및 기타 치명적인 전염병을 포함한 질병으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2022년 WHO는 매년 486,000명이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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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부족한
‘깨끗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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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유엔 지속가능한개발보고서에 따르면 마실 물조차 없는 환경에 있는 7억 7천 1백만 명(절반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거주)을 포함하여 20억 명이 깨끗한 식수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 또한 36억 명의 사람들이 화장실 같은 공중위생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중 4억 9천 4백만 명은 노상에서 배변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노출된 대변은 음식, 물, 환경을 오염시키고 콜레라와 같은 심각한 질병을 퍼뜨릴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가 2030년까지 노상배변을 근절하려면 현재 속도의 4배로 공중위생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https://unstats.un.org/sdgs/report/2021
(2021년 유엔 지속가능한개발 보고서 보기)
왜 깨끗한 물이 부족할까요? 유엔 세계기상기구의 '2021년 기후 서비스 : 물(The State of Climate Services Water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에 존재하는 물 중 0.5%만을 사용할 수 있는 담수인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20년 동안 지표면과 지하, 빙하에 저장된 물의 양이 매년 1cm씩 감소했다고 합니다.
또한 2021 유엔지속가능한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300개의 대형 호수 중 4분의 1이 높은 탁도(물 흐림)를 기록했습니다. 탁도가 높으면 인간과 생태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요, 어린이 500만 명을 포함한 약 2,100만 명이 탁도가 높은 호수 반경 5㎞ 안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세계기상기구(WMO), '2021년 기후 서비스 : 물‘ 보고서 다운로드
https://library.wmo.int/doc_num.php?explnum_id=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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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구하는 손 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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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은 ‘손 씻기’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본적인 개인과 타인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예방수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유니세프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은(약 2억 3천만 명) 각 가정에 손을 씻을 수 있는 물과 비누 등 기본적인 시설이 없다고 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발도상국 국가의 인구 10명 중 6명 이상은 이러한 기본적 손 씻기를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학교 5곳 중 3곳은 손을 씻을 수는 물과 비누가 없는데요, 이는 약 8억 명의 학생 중 약 4억 6천 명이 손을 씻을 수 없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발도상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여 학교 10곳 중 7곳에는 학생들이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특히 의료시설에서의 손 씻기 시설은 너무나 중요한데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병원 등 의료시설에서의 손 위생만 개선해도 개선비용 1달러당 의료비용을 약 16.5달러나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사진출처 : 유니세프)
유니세프는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WASH’ 표준과 전략을 개발해 90개국 이상에서 손 씻기 캠페인을 건강, 교육, 영양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는 손 씻기만 잘 해도 많은 사람들의 호흡기 질환을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영·유아의 설사를 막고, 임신 중인 산모와 새로 태어날 아이가 다양한 미생물에 감염되는 패혈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WASH(Water, Sanitation and Hygiene) : UN의 물, 물정화시설, 개인위생 개선을 위한 캠페인 구호
https://www.unwater.org/water-facts/water-sanitation-and-hygiene/
(WASH 상세 자료 보기)
손 씻기 글로벌 캠페인 단체인 ‘글로벌 핸드워싱 파트너십’은 비누로 손을 씻는 것만으로 5세 미만 어린이 2대 사망 원인인 ‘설사’는 절반으로, ‘급성 호흡기 감염’은 1/4로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성인도 손 씻기를 통해 인플루엔자, 수두, 콜레라, A형 간염, 노로바이러스, 장티푸스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손을 씻는 것이 좋을까요? 유니세프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 등 주요 기관은 20초 손 씻기를 추천합니다. 단,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손톱 아래 등 모든 표면을 문지르는 시간만 약 20초입니다. WHO는 손을 적시는 것부터 완전히 말리는 데까지 포함해 40~60초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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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더욱 중요해진 이웃 국가와의 공동 물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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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는 새로운 변이를 생성하며 끊임없이 지구촌의 삶을 위협 중입니다. 바이러스의 확산은 위생 관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데요, 유엔은 코로나19 위기로부터 우리 인류가 더 잘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깨끗한 물과 위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행정적 경계가 아니라, 수문학적(hydrological) 경계를 기반으로 접경수역에 대한 공동 물관리가 중요합니다. 유엔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접경수역에 대한 운영협정을 완료하기 위해 각국의 보다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문학(hydrology) : 하천과 호수, 지하수를 포함하는 물의 흐름과 특성을 다루는 학문
전 세계적으로 153개국이 강, 호수 및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2020년 기준 접경수역을 공유하는 153개국 중 128개국이 유엔에 물협력과 관련한 협정 현황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미지의 팬데믹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 모두를 위한 물,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하기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