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커뮤니케이션(Peace Technology)이란?
비폭력 커뮤니케이션(Peace Technology)은 공감과 이해를 기반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대화법입니다. 이 글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 국제 평화 협상 등에서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의 역할과 중요성을 살펴봅니다.―
말의 힘으로 평화를 이루는 법
―(에드 밀리밴드, 출처: The Guardian)2024년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회의장은 긴장감으로 가득했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기후 위기 대응 재원을 두고 대립하고 있었습니다.회의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들, 팽팽한 공기, 서로를 마주하는 대표들의 표정. 말 한 마디, 몸짓 하나에도 긴장이 서려 있었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기후 위기 대응 재원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었습니다.“기후변화를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개발도상국 대표가 입을 열었습니다.“우리도 경제적 한계가 있습니다.”선진국 대표가 답했습니다.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습니다.이 때 한 사람이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영국의 에드 밀리밴드(Ed Miliband) 에너지 장관이었습니다. 그는 개발도상국 대표들의 말을 경청한 후 차분하게 말했습니다.“우리는 과거의 책임을 인정해야 합니다.”방 안의 눈길이 그에게로 쏠렸습니다.“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은 도덕적 의무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이 한마디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대립하던 대표들은 서로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35년까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위해 연간 3천억 달러(약 421조 원)의 공공 재정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결국, 공감의 말 한 마디가 협상의 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이 변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이란?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부드럽게 말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심리학자 마샬 로젠버그(Marshall Rosenberg)가 개발한 이 방식은 공감과 이해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사람들 간의 관계를 깊게 만드는 대화법입니다.우리는 누구나 갈등을 경험합니다. 친구와 다툴 수도 있고, 직장에서 의견이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감정과 필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다툼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국제사회에서도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평화를 위한 기술(Peace Technology)’로 불리며 UN,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폭력 예방과 협력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어디에서든 유용합니다. 교육, 의료, 기업 등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교육 분야: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이 60% 감소, 학업 성취도 40% 향상■ 의료 분야: 간호사 대상 비폭력 커뮤니케이션 교육 후 환자와의 관계 개선(출처: Nurse Dash)■ 기업 분야: 직원 간의 갈등이 50% 이상 감소, 업무 효율성 30% 향상―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의 문제점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1. 갈등 심화: 비난과 공격적인 말투는 상대의 방어적 태도를 유발합니다.2. 관계 악화: 신뢰가 깨지고, 대화 단절이 발생합니다.3. 조직 생산성 저하: 소통이 막히면 팀워크가 무너집니다.―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의 4가지 핵심 요소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네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됩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이 단순한 원칙만 기억하면 됩니다.(출처: Agile Coffee)관찰 (Observation)•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만 이야기합니다.• 예) “회의가 시작한 후 15분이 지나서 도착했군요.” (O) vs. “너는 왜 항상 늦어?” (X)감정 표현 (Feelings)• 비난 대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예) “당신이 늦었을 때, 저는 당황스럽고 불안합니다.”욕구 인식 (Needs)• 내 감정 뒤에 숨은 진짜 욕구를 인식합니다.• 예) “저는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합니다.”요청 (Request)• 상대방이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요청을 합니다.• 예) “앞으로 회의 시작 전에 도착해 줄 수 있을까요?”―
비폭력 커뮤니케이션과 평화
―(출처: Hurriyetdaily news)우리는 역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끝없이 반복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기후 변화와 전쟁, 갈등과 협상 등은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수백만 명의 삶을 좌우하는 현실입니다. 때문에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개인 간의 의사소통을 넘어, 글로벌 평화 구축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 기후 변화 대응에서의 역할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정부, 기업,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각 주체들이 서로의 입장과 필요를 이해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사례에서 보듯,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엇갈린 입장차이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 국제 평화 구축에서의 역할국제 분쟁 해결에서도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갈등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는 데 기여합니다.예를 들어, 콜롬비아 정부와 FARC 간의 평화 협상은 52년간 지속된 내전을 종식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협상이 이어졌고, 신뢰는 희박했지만 양측은 대화했습니다. 52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지친 협상 테이블에는 더 이상 신뢰도 기대도 남아 있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마주 앉아 농지 개혁, 정치 참여, 마약 밀매 근절에 대한 논의를 지속했고, 마침내 2016년 11월 24일 공식 평화 협정이 체결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결국 무기가 내려졌고, 전쟁은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비폭력 대화의 힘이었습니다.―
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콜롬비아 사례에서 보듯,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대화 기술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 더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입니다.특히 기후 변화와 국제 평화 구축에서도 비폭력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상호 존중과 공감을 기반으로 하는 대화는 협력을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입니다.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회의장에서, 서로 대립하던 대표들이 처음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이 변화의 시작이었습니다. 한 마디의 말이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글로벌 협상 테이블에서도, 결국 진짜 변화를 만드는 것은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공감하는 태도일 것입니다.“평화는 서로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 달라이 라마 -글: 최연제 국장
2025.04.01